[RED X Space] RED in Milano
오늘 저녁 교보문고에서 와인 한잔? 오프라인 서점의 신선한 변신
Paris, London, NewYork과 더불어 세계 4대 Fashion Capital로 일컬어지는 이탈리아의 최대 도시 Milano. 거리에 넘치는 화려한 쇼윈도의 불빛 만큼이나 강렬한 Red 컬러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곳 RED. 이탈리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출판사 ‘La Feltrinelli(라 펠트리넬리)’에서 운영하는 서점 +레스토랑+카페로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단어에 딱 어울리는 곳입니다.
사실 RED를 서점이나 식당 어느 한 가지로 구분 짓기 어렵습니다. 책으로 가득한 매대 바로 옆에 위치한 테이블, 이곳에 편하게 앉아 신문도 보며 무료로 제공되는 테블릿으로 웹써핑을 하는 고객들, 와인이나 커피, 식사도 하는 이곳을 보고 있으면 All-in-one RED라는 말이 나오기 충분합니다.
1954년 창립된 출판사 ‘라 펠트리넬리'는 동명의 체인서점을 이탈리아 전역에 100개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교보문고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출판사의 이름은 창업주인 Giangiacomo Feltrinelli의 이름을 딴 것인데요. 펠트리넬리는 1957년 자국인 러시아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출판금지를 당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닥터 지바고’를 이탈리아에서 세계 최초로 출판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러한 그의 혜안 때문인지 2006년 이탈리아에서 그의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기도 했죠. ‘라 펠트리넬리’의 복합문화공간 ‘RED’는 어쩌면 창업주 Giangiacomo Feltrinelli의 책을 향한 열정을 정면으로 이어받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불황이라는 일본 서점업계에서 나홀로 독주하고 있는 서점 츠타야의 플렛폼은 라 펠트리넬리의 컨셉과 유사해 보입니다. 츠타야 역시 책과 음악, 카페는 물론이고 가전기기와 자전거까지 들여와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형서점들도 판매만을 위한 공간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요. 얼마전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100명이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을 설치하며 많은 이들이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서점계의 트렌드로 보이지만 라 펠트리넬리는 59년 전 이미 이러한 접근을 하였습니다. 1957년 당시 이탈리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개념의 서점. 고객이 직접 책을 찾고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은 물론 정기적인 문화 이벤트와 아이들을 위한 공간까지 제공한것이지요. 요즘은 이러한 환경이 당연해 보이지만 59년 전에 서점의 개념을 상업적 공간이 아닌 문화를 창조하는 공간으로 접근했다는 것은 매우 놀랍습니다.
The Color ‘Red’
꿈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Red는 많은 이들의 선택이 되지 않을까요?
RED the color of DESIRE
RED는 READ / EAT / DREAM 의 이니셜을 따서 지은 이름입니다.
‘읽고, 먹고, 꿈꾸다’
서점과 레스토랑이 만나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담담히 설명하고 있는 세 단어이지만 이 세 단어의 순서가 조금이라도 뒤바뀌었더라면 ‘RED’는 완성될 수 없었겠지요. 이 세 단어의 이니셜을 조합하니 나온 단어가 ‘욕망의 색’ RED라는 것은 어쩌면 ‘신의 한 수’
꿈을 꾸는 이들에게, ‘RED’만큼 그 열정을 확연히 표현해 낼 색상이 또 있을까요?
숨은 F 찾기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정열적인 ‘RED’의 Signage에 마치 책장의 모퉁이처럼 숨어있는 ‘선명한’ F 입니다. 시종일관 붉은 RED 속에 숨어있는 이 ‘화이트 포인트’는 마치 열정 속에 숨어있는 ‘지식’이라는 단단한 심지를 상징하는 것도 같습니다. 또한 R과 E 사이에 점잖게 숨어 가독성을 높여주기도 하지요. 물론 이 F는 ‘La Feltrinelli(라 펠트리넬리)’의 재치 넘치는 표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