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opBucket X Space] DropBucket Project in Copenhagen
길거리 응원, 페스티벌, 축제 등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수천 명의 군중이 운집하는 자리에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쓰레기통입니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덴마크에서 찾은 페스티벌 전용 쓰레기통 DropBucket 입니다. 이 쓰레기통을 처음 만난 건 지난 가을 열렸던 디자인 플리마켓 FINDERSKEEPERS에서 였습니다. 코펜하겐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플리마켓 답게 이틀간 수백 명이 이곳을 찾았는데요. 새로운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가득 찬 이곳에서 쓰레기통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바로 재미난 모양과 위트 넘치는 이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쓰레기를 거뜬히 수용해 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쓰레기통의 탄생은 2012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DTU(Denmark Technical University)에서 Design and Innovation을 전공하던 Marie 와 Heiða는 보다 친환경적인 쓰레기 처리 방법에 대해 고민하던 중 Waste Management의 중요성이 큰 페스티벌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DropBucket Project를 구상하게 되었지요.
DropBucket은 페스티벌의 특성을 고려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쓰레기를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크기. 짧은 시간 내에 만들어 넓은 장소에 배치할 수 있도록 가벼운 골판지 소재 활용. 내부는 얇은 방수 필름을 덧대어 내용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기능성 또한 갖추었습니다. 무엇보다 DropBucket의 장점은 페스티벌이 끝난 뒤 안에 담긴 내용물과 함께 통째로 소각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 DropBucket 로고가 들어가는 부분에 주문자가 원하는 로고나 문구를 프린트할 수 있기에 광고 뿐만 아니라 장소에 맞는 컨셉으로 얼마든지 변신이 가능합니다.)
'이름' Innovation을 완성하다
쓰레기통은 늘 우리 주변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관심을 유도하기 어렵죠. DropBucket은 단순한 쓰레기통이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쓰레기 처리 방법을 고민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물론, 깔끔하게 소각이 가능한 재활용 골판지를 쓰레기통의 소재로 활용한 것은 이 프로젝트의 친환경적 관점을 기술적으로 훌륭히 구현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공들여 만든 쓰레기통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쓰레기를 잘 처리하려면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쓰레기를 잘 버리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DropBucket은 프로젝트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쓰레기통의 이름입니다. 쓰레기통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이름을 부여한 것은 DropBucket Project를 성공으로 이끈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이름: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
DropBucket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레기통을 지칭하는 데 사용해 온 Trash Can, Waste Bin 등의 단어를 모두 배제하였습니다. 하지만 쓰레기통을 표현하는 완전히 새로운 표현을 만들면서도 아주 쉬운 단어들을 사용해 친근한 접근을 시도합니다. 어감 또한 기존의 쓰레기통과는 다른 세련된 느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입구가 바닥보다 넓은 기존의 쓰레기통과는 반대로 DropBucket은 입구가 좁게 디자인 되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이 주는 신선한 느낌은 세련된 어감의 이름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DropBucket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새로운 디자인과 결합한 순간, 사람들은 매일 무심코 지나치던 쓰레기통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것이지요.
자, 그렇다면 그 다음에 할 일은 무엇일까요?
Drop here! "쓰레기통도 당신과 교감하고 싶어요"
DropBucket이라는 이름은 Waste나 Trash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쓰레기를 지칭하기보다는 ‘Drop’이라는 동사에 초점을 두어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보다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죠. 그리고 사람들은 아마 Trash나 Waste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DropBucket의 요구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DropBucket Project의 친환경적 쓰레기 처리 방법의 핵심 동력은 바로 이 ‘잘 버리고 싶은 쓰레기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잘 버리고 싶은 쓰레기통’을 완성해주는 것이 바로 DropBucket이라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DropBucket Project의 참신한 아이디어는 2012년 공개되자마자 크게 각광 받으며 이듬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덴마크 축제 Roskilde Festival에 도입되어 큰 성공을 거둡니다. 2014년에는 덴마크 전역의 주요 페스티벌에서 총 5000개 이상의 DropBucket이 사용되었고, 2015년에는 Red Dot Design Award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현재 덴마크에서는 카페, 학교 등에서도 Drop Bucket을 도입하여 사용 중입니다. DropBucket은 향후 덴마크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프로젝트를 확산해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By R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