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onard
나에겐 향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두가지가 있다. 향수의 도시 파리가 그 첫번째이고 두번째는7년전에 봤던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라는 다소 충격적인 영화이다. 어느 가난한 소년이 향수에 빠져 그라스라는 지역에서 향수만드는 것을 배우고 한 여인의 향기를 향수로 만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는 결말은 불편했지만 , 향수의 고장 남프랑스에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램을 주었던 영화였다. 남프랑스 향수의 고장 그라스 에즈를 여행하면서 이 곳에 사는 이들에게 향수란 어떤 의미일까를 되새겨 보게 되었다.
향수산업은 가죽산업에서 발달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6,7 세기경 가죽이 주 산업이었던 그라스에선 무두질한 동물 가죽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향료가 필요했다. 그라스는 온난한 기후, 비옥한 토지, 분지라는 특성때문에 향수의 원료가되는 여러 꽃의 재배가 가능했기때문에 이런 필요와 지리적 특성이 그라스 향수산업의 기초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도 프랑스 향수 원액 2/3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가장 향기로운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향수 브랜드는 무엇일까?
다름아닌 그라스를 대표하는 Fragonard이다. 그라스의 유명한 화가였던 Jean-Honore Fragonard(오노레 프라고나르)를 기리기위해 그라스에 향수가게를 열면서Fragonard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향수의 원료를 일러스트로 패키지 전면에 적용하면서, 원재료에 대한 정보 전달보다는 향수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모든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은 따뜻하면서도 다채롭고 몽환적이기까지하다. ‘유럽풍, 프랑스풍, 지중해풍’ 이라는 소위 다채로운 칼라의 따뜻함을 표현하는 수식어가 어쩌면 동양적인 것과도 그리 거리가 멀지 않다고 느끼게 한다.
배경으로 사용된 패턴, 톤다운된 칼라들, 강약과 여백을 사용하는 위트는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 그들만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한다. 향수의 향을 맡지 않아도 패키지의 일러스트와 패턴 연출을 통해 화려함과 중우함, 고급스럽지만 fun한 즐거움까지 다채롭게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향수, 그것은 어쩌면 나를 디자인하는 첫 번째 Personal Branding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향수 패키지의 이미지적 접근은 가장 적절하고도 강력한 수단인지도 모르겠다.
By Jaeyoun Park